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775 호 3페이지기사 입력 2016년 03월 11일 (금) 08:49

'하늘문이 열리고 그들의 사랑은 다시 이루어지리라'

회현동 벽화골목, '여의와 황새' 스토리텔링으로 감성이 묻어나는 명소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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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문이 열리고 그들의 사랑은 다시 이루어지리라'1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한 폭의 그림은 연상케하는 '봉황대'. 하지만 그곳에 가야시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전설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가락국 제9대 겸지왕 때 출정승과 황정승은 자식이 태어나면 혼인을 시키기로 약속했다. 이후 황정승은 아들 세(洗)를 낳고 출정승은 딸 여의(如意)를 낳게 되자 출정승은 마음이 변해 아들을 낳았다고 속였다.
 그렇게 사내처럼 자라던 여의는 결국 황세에게 사실을 고백하게 된다. 출정승도 황세가 장차 훌륭한 인물이 될 것으로 믿고 혼약을 맺어주었다.
 얼마 후 황세는 신라군이 침범해 오자 출정해 큰 공을 세우게 되고, 이에 황제는 황세를 외동딸인 유민 공주와 혼례시켜 부마로 삼게 된다.
 여의의 부모는 파혼당한 여의낭자에게 다른 곳으로 시집 가기를 권유하지만 낭자는 끝내 혼자 살다가 24세의 꽃다운 나이로 죽고 만다. 
 공주와 혼인한 황세 또한 여의낭자를 잊지 못하고 마음의 병으로 같은해 죽고 말았다.
 그러자 성안 사람들은 둘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이 매일같이 놀던 개라암에 작은 바위를 얹고 서남쪽의 것은 '황세돌', 동남쪽의 것을 '여의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전설과 관련된 곳으로는 여의낭자가 죽어서 혼이 들어간 하늘문이라고 불리는 돌문이 있고, 황세장군과 여의낭자가 약혼한 후 처음으로 놀았다는 평평한 바위인 여의좌(如意座), 그리고 망견대(望見臺), 여의목(如意木), 황세목(黃洗木), 소변터 등이 남아있다.

 회현동 벽화골목에는 여의낭자와 황세장군의 슬픈 러브스토리가 아련한 감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봉황대 옆 패총전시관쪽에는 여의와 황세를 형상화한 커다란 조형물이 이곳이 하늘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그렇게 열린 사랑의 길은 봉황대 주변으로 계속 이어진다.
 회현동 벽화골목은 김해시와 회현동 도시재생협의체가 각각 사업을 추진해 하나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를 띄고 있다.
 패총전시관에서 시작된 골목길은 '혜윰길'(생각의 길), '마루길'(하늘 길), '다솜길'(사랑의 길)로 이어지고, 그 사이에 회현동 13통 벽화골목이 자리하고 있어 전설과 현실이 공존하는 스토리텔링을 완성하고 있다.
 해가 지고 어둑해지면 회현동 벽화골목에는 아늑하면서도 잔잔한 런웨이가 펼쳐진다. 곳곳에 설치된 경관조명이 불을 밝히고, 집집마다 등이 켜진 후 봉황대에 올라 바라보는 야경은 '힐링' 그 자체다.
 봄의 문턱,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깃든 회현동 골목길을 거닐며 봄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좁다른 골목길에 들어서면 한 편의 슬픈 동화가 펼쳐진다. 시멘트 담벼락은 새색시마냥 색동옷을 입고 분칠까지 마쳤다.
 회현동 골목길이 수줍은듯 어서오라 새신랑을 기다리고 있다.
 현세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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