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879 호 1페이지기사 입력 2019년 03월 21일 (목) 09:06

김해시가 '국제슬로시티'인 이유는?

도심 속 여유 율하ㆍ대청천 거리, 청년 감각으로 되살아난 봉리단길 김해 대표 효자동네 진례 하촌마을, 온 마을이 정원 대동면 수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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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는 국제슬로시티연맹이 공식 인증한 '국제슬로시티'다.
김해가 성장보다는 성숙을, 삶의 양보다는 질을, 삶의 속도보다는 깊이와 넓이를 채워가는 도시라는 것을 인증받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국제슬로시티연맹은 과연 김해의 어느 곳에서 슬로시티로서의 가능성을 보게 됐을까?
맑은 물이 흐르는 율하천의 카페거리와 대청천의 예술창고, 도시재생으로 재탄생한 회현동 봉리단길 그리고 동상동의 이색적인 외국인 거리와 특별한 음식들.
효 문화와 전통이 함께하는 진례 하촌마을, 삼통(三通)정신과 도자기 장인 백파선의 고향인 상동 대감마을, 수국축제가 열리는 대동 수안마을ㆍㆍㆍ
얼핏 생각하면 김해와 어울리는 단어는 '발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김해에는 전통과 보전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들 역시 많이 있다.
어느 새 봄이다. 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멀리 떠나기보다는 국제슬로시티 김해를 만나는게 어떨까?

율하천과 대청천 거리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매화향 가득한 율하천과 대청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름 모를 새 소리까지 정겹게 느껴진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 하천들을 동과서, 남과 북을 잇는 징검다리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하며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율하천 주변은 카페거리로 유명하다. 다양한 이색 카페들이 즐비해 여유롭게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대청천에는 누리길이 만들어져 대청계곡까지 걸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에 충분하다.
대청계곡 누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최근 조성된 '대청계곡 대나무숲'(대청동 산 112-15번지 일원)을 만날 수 있는데 아이들이 2시간은 거뜬히 놀 수 있는 '유아숲 체험장'(놀이터)과 10여 분 산책하며 걷기 좋은 '대나무숲'이 잘 조성되어 있다.
대나무숲 가운데 앉아 귀를 간지럽히는 댓잎 소리를 듣다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대나무숲길이 그리 길지 않지만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이 주는 미덕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봉리단길과 김해전통시장

구도심이 가진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재생된 봉리단길은 소박하지만 나름의 멋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적산가옥을 복원해 만든 카페와 독특한 콘셉트의 음식점, 멋이 한껏 묻어나는 옷가게 등은 이곳을 경리단길, 황리단길 못지 않은 핫플레이스로 만들고 있다.
주말이면 외국인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동상동 종로길' 역시 봉리단길 못지 않은 핫플레이스다.
다양한 외국 음식을 파는 상점과 가게들이 색다름을 선사하고, 김해전통시장에서는 낯익은 한국 물건은 물론 동남아산 과일, 외국 채소, 향신료 등도 함께 판매한다.
김해전통시장 하면 역시 김해 대표 슬로푸드 '칼국수'가 떠 오른다.
즉석에서 면을 만들어 바로 끓여주는 칼국수는 추억의 음식이자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별미 음식이다. 칼국수와 함께 먹는 비빔당면의 맛도 일품이니 놓치지 말자.

도랑품은 청정마을 진례면 시례리

지난 1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내레이션한 영상이 화제가 됐었다.
'도랑품은 청정마을' 진례면 시례리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해당 영상은 유투브에서 3월 중순 현재까지 조회수 474,000여 회를 기록하고 있다.
분청도자의 고장 김해의 랜드마크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김해분청도자박물관에서 동쪽으로 걷다보면 시례리 하촌마을이 나온다.
이곳의 옛 지명은 예동마을로 예로부터 예(禮)를 지키며 살아온 김해의 대표 효자효녀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세워진 '반효자 조효녀 정려비'는 1470년(성종 1년), 1687년(숙종 13년)에 각각 하사된 정려비로 대를 이어 부모님께 효도하는 하촌마을의 오랜 효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효를 테마로 한 마을 벽화길이 눈에 띄고,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도 있어 김해가 분청도자의 고장임을 실감나게 한다.
무엇보다 하촌마을은 김연아 선수가 소개했던 것 처럼 마을 도랑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정겨운 풍경을 자랑한다.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효 사상도 느끼고, 도랑에서 가재도 잡아볼 수 있는 시례리를 품은 김해야 말로 진정한 국제슬로시티가 아닐까.

백파선의 고향, 상동 대감마을

상동 대감마을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문화 마을로 일본 아리타에서 '도자기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선 최초 여성 도공 백파선의 고향이기도 하다.
마을 담벼락에는 조선시대 김해 도자기의 스토리를 재현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하나의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 옛 도공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벽화로 잘 표현되어 있다.
마을 앞으로 대포천이 흐르고 있어 산책하기에도 그만이고, 인근 '백파선 쉼터'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다보면 슬로시티에 잘 어울리는 대감마을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고 만다.

수국축제 열리는 대동면 수안마을

성인병 예방과 원기 회복에 좋다는 부추, 사위도 안준다는 초벌 부추가 한창 수확 중인 대동면.
매년 9월 부추 꽃이 필 때면 노란 멋쟁이 나비가 장관을 이루는 대동면에서 수국축제가 열리는 곳이 바로 수안마을이다.
마을 입구 벽화는 '주고받는 것은 생명입니다'를 주제로 수안마을 주민들이 품고 있는 꿈을 역동적이고 장난기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연의 영혼 혹은 신을 의미하기도 하는 벽화 속 커다란 캐릭터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수안마을은 전체가 정원처럼 가꾸어져 있고, 매년 6월 말이면 수국축제가 열린다. 마을에는 오래된 진례댁 100년 고가도 있다.
서낙동강 나루터 너머엔 연을 심는 곳이 있는데 수안마을 사람들이 직접 수확해 연근 과자, 연근 피클 등 다양한 연근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지만 곳곳에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는 아름다운 마을, 수안마을을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조금 느려도, 조금 불편해도 한 번 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전통과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국제슬로시티 김해로 봄 여행을 떠나보자.
* 김해시는 2018년 국제슬로시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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