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김해 문화의 전당 초청 개관 축하 공연을 대공연장인 마루홀에서 했습니다. 저는 그 무대를 보는 순간 정말 여기가 김해가 맞느냐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내심 놀랐고, 감동했고, 뿌듯했습니다. 지방에서도 이런 공연장이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질 않았습니다.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특히 제가 태어난 고향, 김해에 세계 어느 유명 공연장에 뒤지지 않는 문화의 전당이 건립됐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맘껏 자랑했습니다. 이 건물을 기획한 김해 시장의 웅대한 비전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봉황대를 비롯한 김수로왕릉 권역의 재정비작업등 김해를 마치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가락국의 유구한 역사도시로 탈바꿈 시켜나가는 김해 시장님께 문화시장님으로써 존경과 고마움을 함께 전합니다.
저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꽤 괜찮은 공연장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카네기 메인 홀, 링컨 센터, 케네디 센터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1464석의 대공연장 마루홀은 세계 그 어느 무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규모 못지않게 절정의 공연이 뿜어져 나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치된 각종 첨단 시설 앞에서 또 한번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벽 커튼과 천장 반사판을 통해 최적의 음향을 세팅할 수 있고 심지어 잔향 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특히 마루홀 음향 부문은 국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음의 반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총중량 7t에 달하는 오케스트라 쉘(orchestra shell)을 국내 최초로 레일 이동식으로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잔향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10분의 1 크기로 자체 모형을 제작해 수많은 시험을 했다고 하니, 이건 단순한 공연장이 아닙니다. 금관, 고려청자, 이조 백자와 견줄만한 명품이다 생각합니다.
이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닙니다. ‘명품형 공연장’이 탄생할 수 있도록 뒤에서 노력한 사람들의 땀의 결실인 것입니다.
‘그 옛날 금관가야의 영광이여 다시한번!’이란 기치를 내걸고 ‘김해 바꿔놓기 프로젝트’를 끈기있게 추진한 결과이겠죠.
10년 전만 해도 김해는 정말 후진 도시였고 보잘 것 없었습니다. 인구는 26만명, 연예산 2500억원의 중소도시였죠. 문화·체육시설이라고 해봐야 김해도서관과 63년 조성된 공설운동장이 전부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자고 있던 금관가야의 위대한 정신이 잠깨어난 것입니다. 1999년부터 가야문화환경 정비사업을 벌이며 ‘김해관광 벨트’ 구축과 문화의 전당 맞은 편 국립김해박물관도 그런 계획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는 금관가야의 500년 도읍지였던 경남 김해시가 세계적인 관광?문화도시로 비상하기 위해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해 문화의 전당은 지난 5일 개관축하공연과 각종 행사에 따른 성과 발표를 했습니다. 지난해 11월25일 개관이후 12월31일까지의 개관축하공연과 전시에 3만891명이 방문했고, 객석점유율도 63.8%로 집계됐습니다. 1988년과 1993년에 각각 개관한 예술의 전당 음악당과 오페라극장 개관축하공연은 관객 동원에 실패해 객석 채우기에 급급했고 2004년 세종문화회관 재개관 객석점유율은 이 보다 크게 떨어진 걸 보면 문화의 전당이 날로 욱일승천(旭日昇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 전당을 생각하면 ‘치이야 칭칭나네’ 구절이 생각납니다.
「김해들판 너른들에 이삭줍는 저처자야 / 집단채로 내다주마 백년해로 내캉하자」 저를 태어나게 해준 김해, 그리고 문화의 전당, 치이야 칭칭나네 와 영남 들노래의 선율이 한 맘이 돼 세계 문화계의 심장부를 향해 흘러가길 기원해봅니다.
/ 박수관
박수관 프로필
○대한민국 동부민요보존회장 ○육군3사관학교 객원교수 / 영남대학교 겸임교수
○전국민요대회․장관상․국무총리상․대통령상 수상 ○프랑스 세계인명사전에 등재 / 환경부 환경홍보대사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