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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면 명동리 인현마을 쓰레기 사건

작성일
2023-04-09 10:05:18
작성자 :
정○○
조회수 :
166

장애인 3명이 함께사는 한XX씨 집의 쓰레기

장애인 3명이 함께사는 한XX씨 집의 쓰레기

3월의 어느 날, 한림면 부면장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자연스럽게 나온 일이었다. 
“면장님, 우리 마을에 장애인 세 명이 사는 가구가 있습니다.”
“아! 한XX씨 집이요…”
“알고 계시네요. 이 집에 쓰레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TV에 나오는 집입니다. 쓰레기가 집 안에 산처럼 쌓여 있어 냄새는 당연하고 화재의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담배를 피우면서 꽁초도 마당에 버리고 있고…”
“그래서요?”
“마을에서 의논한 결과 이 집의 쓰레기를 마을 주민들이 치워 주려고 하는데 면장님도 좀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결국 부면장님은 일단 쓰레기를 마을 한 구석에 모아두면 시청과 협의해서 처리해주겠다고 하셨다. 
이렇게 3월말부터 시작된 마을의 쓰레기 치우기는 한XX씨 집의 쓰레기는 물론 마을의 독거노인 8가구의 쓰레기까지 쏟아졌고 여기에 더해 마을 화단을 조성하느라 발생한 시멘트 블록 담, 철제물까지 점점 늘어났다. 
문제는 이 쓰레기 야적장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공터에 마련했다는 것이다. 감시카메라가 닿는 마을 쓰레기 처리장은 공간이 협소하여 마련한 공터였는데, 쓰레기가 점점 쌓이니 인근의 공장 폐기물까지 더해지고 있었고 정체 불명의 쓰레기까지 점점 더해졌다. 
며칠동안 잇따라 민원이 발생했다. 
야적장 인근의 공장에서 민원이 들어갔고, 가축시장 측에서서 민원이 잇따라 시청에 제보되었다. 그때마다 시청 자원순환과에서 사람이 나오고, 이들 시청 직원은 면사무소와 거친 협의가 진행되었다. 
지난 4월6일(목요일) 내려진 결론은 “여기까지 입니다. 4월8일 토요일날 쓰레기를 가져갈 것이니 더 이상 추가되는 쓰레기는 저희가 책임질 수 없습니다.”였다. 
물론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지만 쓰레기가 점점 쌓여가는 문제는 통제가 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감시카메라도 없고 지키는 사람도 없는 곳인지라, 토요일날 쓰레기를 가져간다는 소문이 퍼지자 정체불명의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었다. 
‘이 많은 쓰레기가 다 어디서 나왔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양의 농촌 마을 쓰레기였다. 하긴 대부분의 주민이 고령층이다보니 집안의 쓰레기를 치우고 싶어도 봉투를 들고 쓰레기분류장까지 들고 나올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금요일 저녁, 시청 자원순환과 직원은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를 보고 고개를 저었고 이는 면사무소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민망하기도 하지만 주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토요일이 되자 아침부터 마을 방송이 사람들을 불러모았고 남녀 노소 20여 명이 몰려나와 시청 직원들을 도와 쓰레기 분류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을 시작한 지 두어 시간이 지나자 마침내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이 줄어들었고 무려 5대 트럭으로 실려 나갔다. 
우리 주민들은 시청 직원과 면사무소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들은 정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었다. 우리들이 건네는 수고비는 물론 식사 대접, 음료수까지 거절하며 깨끗한 인현마을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자원순환과 김두진씨를 비롯한 직원분들, 그리고 끝까지 마을을 지켜 주신 한림면 면장님, 부면장님, 산업계 직원분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가슴 뭉클한 인현마을의 쓰레기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