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말의 해를 맞아 김해에도 ‘말’과 관련된 지명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생림면 봉림리에 자리한 말티고개가 그 주인공이다.
말티고개는 동쪽 무척산과 서쪽 작약산 사이, 남북으로 이어진 산지의 저지대를 지나는 고갯마루다.
생림면 생철리와 봉림리를 가르는 경계이자 두 지역을 잇는 길목으로, 삼랑진에서 김해로 넘어오는 중요한 육로 통로 역할을 해왔다.
지형만 놓고 보면 평범한 고개처럼 보이지만, 이름 속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고개는 마현고개라고도 불린다. 가장 널리 전해지는 설은 고개의 형국이 ‘천마시풍형’, 즉 하늘을 나는 말이 바람을 가르며 크게 울부짖는 모습과 닮았다는 것이다.
산세를 바라보며 천마의 기상을 떠올렸던 옛사람들의 시선이 지명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말(마루)과 티(고개)가 합쳐진 말로, 산마루에 있는 큰 고개라는 뜻이다.
일상의 언어에서 비롯된 이름이 시간이 흐르며 신화적 상징까지 덧입은 셈이다.
말티고개의 재미는 지명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북쪽 생철리 일대는 과거 낙동강 범람의 영향을 자주 받던 지역으로, 홍수가 나면 말티고개는 자연스러운 피난처이자 물길과 육로를 잇는 관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쪽 한림면 화포천 하구는 넓은 들을 갖추었지만, 상습적인 침수로 인해 오히려 교통로로서의 기능은 제한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대비 속에서 말티고개는 지역 생활사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현재는 무척산과 작약산 사이 저지대를 따라 국도 제58호선이 남북으로 이어지며, 고개에는 마현산성(경상남도 기념물 제150호)이 남아 있다.
산성과 고갯길은 이곳이 단순한 통로를 넘어 방어와 교통이 만나는 전략적 요지였음을 말해준다.
말이 힘차게 달리는 해, 말티고개는 이름에 얽힌 상상력과 지형이 품은 역사, 그리고 오늘날의 풍경까지 어우러진 재미있는 지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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