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해가 바뀌거나 대학 입시철과 고시철, 정월대보름이 되면 사업과 장사, 어선 출어, 질병, 새 차 구입 등 갖가지 이유로 굿을 하거나 고사를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바라고 염원하는 소원이 성취되기를 바라며, 장사가 잘되고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기 위해 천지신명께 기도하고 산천초목에 소원을 빈다.
광활하고 넓디넓은 삼라만상의 우주 속에서 만물의 영장이자 가장 현명하고 뛰어난 존재라 일컬어지는 인간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종교적 행위를 통해 기도하고 소원 성취를 비는 것 자체를 크게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본성적으로 누구나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귀의하며 마음의 평정과 위안을 얻고자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의지하는 신이나 천지신명이 자신을 버리지 않고 기억해 반드시 바라는 바를 이루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무속 내지 신앙 행위가 끝난 뒤의 뒷정리가 깔끔하지 못해 주변 사람들의 빈축과 원성을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때로는 자연 훼손은 물론 화재로까지 이어지는 불상사를 초래하기도 한다. 무속 행사가 끝난 뒤에도 촛불을 켜 둔 채 자리를 떠나거나, 과일이나 생선 등의 음식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있는데,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철에는 화재 위험이 특히 크다. 또한 남겨진 음식이 썩으면서 주변 일대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기도 한다.
타다 남은 양초는 쓰레기가 되어 산과 계곡을 오염시키고, 제물로 바친 음식 역시 부패하면서 강산을 더럽힌다. 조금만 신경 쓰고 주의만 기울이면 환경 오염과 화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이를 방치함으로써 막대한 자연적·재산적 피해를 불러오는 것이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소원을 비는 행위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는 있겠지만, 행사나 의식을 마친 뒤에는 현장의 잔재물을 깨끗이 치워 우리의 금수강산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천지신명과 대자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이 지녀야 할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싶다.
자연은 우리 인간의 삶의 터전이자, 우리 당대뿐 아니라 후손 대대로 누리며 살아가야 할 소중한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