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13 호 13페이지기사 입력 2026년 01월 05일 (Mon) 09:03

사라져가는 동네 이발관

김해시 김창양

지난 주말, 늘 다니던 동네 이발관에 머리를 깎으러 갔더니 사장님이 올해 연말까지만 영업하고 40년 넘게 이어온 사업을 접는다고 말씀하셨다.

이 동네로 이사 온 뒤 15년 넘게 다니며 정이 들었던 곳이고, 사장님이 들려주던 세상 이야기 또한 소소한 즐거움이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밀려왔다.

요즘은 젊은 남성은 물론 중년 남성들도 미용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 이발관은 점점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손님이 줄어 경영이 어려워졌고, 이제는 더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만 봐도 미용실이 골목마다 생겨나 이발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었다. 시대의 흐름 앞에서 어쩔 수 없다는 사장님의 말에 마음이 짠해짐과 동시에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어릴 적 나는 이발 의자 팔걸이에 나무 널빤지를 올려 그 위에 앉아 머리를 깎곤 했다. 낡은 바리깡에 머리카락이 끼어 아프던 기억도 생생하다.

훈련소 입대 전날에도 그 이발관을 찾았는데, 사장님은 “군대 잘 다녀오라”며 그날만큼은 이발비를 받지 않으셨다.

지금도 그 따뜻한 마음이 오래 남아 있다. 그곳은 머리를 깎는 곳을 넘어 동네 어른들의 소통 공간이기도 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장님은 인심이 넉넉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커피 한 잔씩 건네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동네 이발관은 사람들 사이의 정을 잇는 작은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며칠 후 우연히 이발관 앞을 지나가다 ‘폐업 안내문’을 보았다.

“그동안 OO이발관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줄 인사가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라지는 이발관과 함께 한 시대의 풍경도 저물어가는 듯해 마음이 오래도록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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