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김해로 이사를 온 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나설 때면 늘 같은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은혜학교에 다니는 장애인 학생들과 그 곁을 지키는 부모님들의 모습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날에도,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아침에도 그들은 변함없이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신호를 기다리며 바라본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머물러 있다. 장난스러운 아이의 표정에 맞춰 함께 웃는 부모님의 모습,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자녀를 바라보는 그 순간들은 바쁜 출근길의 마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나는 저분들만큼 열성적으로, 또 그만큼의 사랑으로 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가.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서 있다면, 저들처럼 천사 같은 얼굴로 웃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다.
부모의 사랑은 아이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강한 날개라고 한다. 부모가 묵묵히 곁을 지켜 주고, 지치지 않고 손을 내밀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이미 큰 용기를 얻는다. 장애를 가졌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떠나, 아이에게 부모의 믿음은 언제나 가장 든든한 힘이다. 장애인 학생을 둔 부모든 아니든, 이 세상의 모든 부모는 아이를 통해 더 깊은 사랑을 배우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된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작은 성장에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부모와 아이는 서로의 삶을 조금씩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간다.
“당신이 걷는 길이 남들과 다를 뿐, 당신의 가치는 결코 다르지 않다”라는 말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 또한 각자의 빛나는 속도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곁에서 손을 놓지 않는 부모의 사랑은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작은 기다림과 따뜻한 시선이 모여 아이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우리 사회에는 더 큰 포용의 힘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새해에는 김해의 모든 아이들과 부모들이 서로를 더욱 믿고 사랑하며 함께 성장해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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