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24 호 14페이지기사 입력 2026년 04월 29일 (Wed) 09:53

바람이 머물던 도요마을에서의 힐링

김해시 이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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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코로나로 거리 두기가 일상이던 시절. 혼자인 것이 가장 편했던 그해, 나는 작은 차를 샀다. 그 차를 몰고 김해 곳곳을 다니다가 길과 산이 맞닿은 어느 마을에 이르렀다. 김해의 높고 빽빽한 주거지와는 달리, 단층의 집들이 드문드문 자리한 그곳은 사람의 발길이 드물고 공기마저 고요히 머무는 작은 마을이었다.

잠시 에어컨 바람을 멈추고 창문을 열었다. 차창 너머로 스며든 바람 속에는 낙동강의 냄새와 산의 숨결이 섞여 있었다. 나는 차를 세우고 산을 바라보며 걸었다. 맞은편 산기슭을 따라 기차가 지나가고, 강이 잔잔히 흐르는 그 길 위에서 나는 자연이 건네는 위로를 느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나 자신에게 작은 쉼을 선물했다. 그 순간, 이 풍경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태블릿을 꺼냈다. 스케치북과는 또 다른 질감 속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화한 세상의 속도를 느꼈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다섯 살 아이의 그림보다 서툴렀지만, 다섯 살 시절의 해맑은 마음으로 그려낸 도요마을의 풍경은 지금도 내 마음속 ‘1등 그림’이다.

그 시절 낭만과 힐링을 선사한 도요마을은 이제 혼자가 아닌 ‘둘’이 된 나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열어주었다. 그와 함께 다시 찾은 마을에서, 나는 그때의 나를 소개하듯 도요마을에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약속했다. “다음에는 둘이 아닌, 셋이 되어 오겠습니다.”

힘든 시절 우연히 만난 도요마을.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준 그곳. 이 전시는 그 마을에게 바치는 나의 감사 인사이자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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