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823 호 1페이지기사 입력 2017년 07월 21일 (금) 11:01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귀농귀촌 우수사례 이야기

블루베리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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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귀농귀촌 우수사례 이야기1

  김은경 씨의 남편은 나무 아저씨다. 나무를 좋아해서 나무 아저씨다. 그는 수익과는 별도로 300평 밭에 취미로 야생화를 키우고 있다. 블루베리 농사는 생업, 야생화 키우기는 취미인 셈이다. 김 씨는 남편이 야생화 밭에 가서 야생화 키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쁘다. 이곳 김해에 내려온 이유가, 바로 남편 건강 때문이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남편의 모습에서, 김 씨는 평범한 도시 주부가 아닌 블루베리 농사꾼이 된 것이 즐겁다.


   도시에서 주부로만 살던 김은경 씨가 귀농하게 된 것은,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늘 고3 담임을 맡아온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귀촌을 통해 건강도 회복하고 좋아하는 나무도 실컷 키우며 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배우자의 '고향인 경남 김해' 진영읍에 땅을 알아보고, 매입한 땅에 이런저런 나무들을 키우며 숨통을 터주고자 했다. 그 일이 벌써 5년 전 일이다.
   당시 김 씨는 남편의 건강 회복을 위해 당장 학교를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오려고 했다. 그러나 늦둥이 학교 문제는 물론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차분히 귀촌을 준비했다. 결국, 2016년 남편이 명예퇴직을 한 후 귀촌이 아닌 귀농을 해서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블루베리 농사를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남편과 함께 미국 연수를 갔다가 블루베리를 처음 먹어 보고, 맛에 감동한 부부는 귀국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직접 키워 보겠다고 결심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블루베리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상황이 아니었고, 직접 키우는 사람들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부부는 단지 가족들이 먹으려고 한 그루, 두 그루 사서 키웠다. 그런데 교사 동료들, 가족 및 친지들, 지인들이 놀러 왔다가 부부가 생산한 블루베리 맛에 반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부탁으로 블루베리 생산을 점점 늘리다 보니 지금은 600평 땅에 700주를 심는 농업인이 되었다.
 
  “시골에서 나무 키우며 살면 남편이 건강해질까 싶어 시작한 귀촌이었고, 우리 식구 먹으려고 시작한 블루베리 농사가 어느덧 600평 땅의 농업이 되었습니다.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하니 열매가 깨끗하고 맛이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 입소문만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또 감사한 것은 5년 전부터 서서히 준비한 경로를 인정받아 귀농 교육 이수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김해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도 받았고, 전국의 다른 농장들 선진지 견학 체험도 했습니다. 덕분에 다른 농장의 블루베리 재배 기술도 배워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운명처럼 자연스럽게 시작한 블루베리 농사지만, 모든 일이 다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물이 많은 사산리를 선택했는데, 블루베리를 키우기에 적합한 용수와 수질이 아니었다. 그래서 부득이 지하수를 파서 이용해야 했고 그 비용 또한 감당해야 했다.
   또한, 사산리 마을은 골바람이 심한 곳이라 돌풍이 불 때마다 시설물이 무너졌다. 다시 보수해서 세우면 무너지고, 또 보수해서 세우면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다. 부부는 여러 번의 낙심 끝에 와이어로 튼튼하게 묶는 방법을 택했다. 결과는 대성공!


   “사산리가 바람이 많이 부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체감은 못 했어요. 그런데 여러 번 컨테이너가 날아가는 일을 경험하니 이런저런 대책을 마련했지요.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때는 늘 현장에 나가 바람으로 엉망이 된 시설을 복구하는 과정이 몸은 물론 심적으로도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생산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지요. 결국 와이어로 꼼꼼히 묶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 방법이 통해서 이제는 돌풍이 불어도 문제없습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농사로 배우는 것이 한둘이 아니네요”


   허심탄회한 미소를 보이는 김 씨의 모습은, 초보 딱지를 뗀 프로 농부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5년에 1,000만 원, 2016년에 2,000만 원, 그리고 올해는 3,000만 원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교육을 통해 블루베리로 높은 수익을 내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분들과 비교하면 다소 약소한 수익으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는 애초에 가족들이 먹으려고 시작한 블루베리 농사가 600평 규모로 커지고, 수익까지 내는 상황이 놀랍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부부 둘이서만 일을 하고 있어, 평수가 더 넓어지고 과수가 많아져도 부담스럽습니다.


   사실, 저희 블루베리 드신 분들은 칭찬을 참 많이 하십니다. 우리 식구가 먹는 것처럼 친환경으로 키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입소문이 나서 지금껏 판로를 걱정해 본 일 없이 수확한 블루베리를 판매 해왔습니다. 점점 수익이 높아지는 것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양보다는 질에 신경 써 블루베리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통해서 그리고 지인들도 농사에 더 욕심을 내보라고 권유를 하는데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 고민 중입니다”


   김 씨 부부의 블루베리 생산 노하우는 ‘우리 가족이 먹는 것처럼 생산하는 것’. 상품과 사업 관점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먹을 것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키우기에 맛있는 블루베리가 되는 것이다.
   욕심내서 과수를 빽빽하게 늘리고, 지금처럼 친환경이 아닌 농약을 자주 하는 블루베리였다면, 지금의 ‘박 씨네 농원’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판로 개척 없이 오로지 지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1,000만 원, 2,000만 원의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남편과 함께 공부하듯 농사를 지었다. 전직 교사였던 남편은 블루베리 농사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했다. 그 결과 같은 종보다는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종을 합해야 더 맛있고 질 좋은 블루베리가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부부 둘이 일해도 단계별로 블루베리가 생산되도록 생산 시스템을 계획했다. 그 결과 둘이 일해도 얼마든 생산 및 상품 출하가 가능했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참 편안해졌습니다. 제가 고3 담임일 때는 신경 쓸 것이 한둘이 아니라 잠이 잘 안 오고 없던 병도 생겼지요.
   그런데 지금은 머리만 대면 잠이 들 정도입니다. 인간이라 소소한 근심은 있어도 잠이 안 올 정도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몸이 힘드니, 잠자는 게 꿀맛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대로 부부 둘이서 소소하게 블루베리 농사를 하려고 했는데요. 우리 블루베리 먹어 본 사람들이 생산량 좀 늘려 달라는 말을 자꾸 하니, 이제는 꼭 그렇게 해주어야 할 것 같은 사명감마저 듭니다.


   그래서 과수를 더 심어서 생산량을 늘리고 근처 농지를 추가로 구입하여 체험농장을 해볼까 하는 마음도 갖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어떤 일을 추진하든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할 계획입니다.
   귀촌과 귀농을 하게 된 이유가 건강악화에서 비롯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늦둥이 교육 때문에 돈도 벌어야 하지만, 건강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추진하는 수준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김 씨의 남편은 담담하게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김 씨는 ‘당신 말이 옳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부부의 안정적인 귀농귀촌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어 더 아름다웠다. 한평생을 같이 살아온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욕심보다는 사명감으로 여기며 농업을 키워 나가는 모습이 매우 바람직한 귀농귀촌으로 보였다.
                                                                                        출처 농림식품수산부 
                                                                                        '村에 살고 村에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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