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941 호 23페이지기사 입력 2020년 12월 22일 (화) 08:39

독자투고

손이자_무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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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화려한 봄도 사라졌고 여름에서 가을도 마스크 속으로 사라졌다.

생활의 패턴이 정말 예측할 수 없게 나날이 변해가고 그런 심각한 변화 속에서 작은 내 몸 하나도 어디에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벌써 한해를 이렇게 보내다 보니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어쩔 수 없이 젖어 들고 있다.

그나마 그전에 건강을 위해 가끔 했었던 요가나 필라테스 등 유일한 건강운동도 이제는 티비 속의 영상으로 대신한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저녁의 시간이나마 되찾고 싶었다.

처음에는 저녁을 먹고 집 앞 무계천으로 나갔다.

몇 명의 사람들이 저녁 시간을 운동으로 즐기고 있었다.

모두 하얀 마스크를 하고 가로등 불빛 아래 기구를 이용하여 스트레칭을 하거나 빠른 걸음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장유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였지만 이렇게 무계천을 운동하려고 나와보긴 처음이었다.

어릴 때 무계천은 그저 친구들과 수영하고 물장난하고 놀던 그 시절의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가슴팍까지 오는 맑고 차가운 물과 예쁜 돌멩이들… 개울가로 쭉 늘어져있었던  버들강아지들…

나에게 무계천은 그렇게 기억되고 추억되는 곳이다.

그러나 그 시절에서 다섯 번의 강산이 지난 지금의 무계천은 높은 아파트들의 멋진 뷰의 자랑이 되고 소소한 운동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바뀌어 장유 도심의 휴식의 중심이 되고 있다.

무계천에서 추억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대청천까지 이어진다.

어릴 적 대청천은 정말 깊고 물살 빠른 계곡 같은 곳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소풍도 갔었고 비가 오면 위험해 근처에 못 가게 했던 곳이다.

그 대청천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장유의 명물이 되어있다.

양쪽으로 넓게 인도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대청천의 시원함과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고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옛날  그시절의 자연 그대로의 대청천도 좋았지만 새삼 지금의 대청천에서도 그 옛날의 추억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들 처음 보는 얼굴들이고 또 마스크에 가려져 그냥 모르는 사람으로 지나치지만.

이렇게 하루하루 걷다 보면 운이 좋게 어릴 적 친한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옛날 추억을 끄집어내 수다를 떨 수도 있으리라 기대하고 옛날 그 시절, 그때 그곳으로 돌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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