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942 호 19페이지기사 입력 2021년 01월 04일 (월) 08:28

전문가 기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괜찮아” “수고했어”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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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전염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태)으로 바뀌어버린 일상의 변화와 그로 인한 충격은 엄청나다. 경제, 교육, 의료, 양육 등의 위협은 물론이거니와 아주 사소하고 평범했던 것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재난 상황이 가져다주는 불안과 스트레스, 공포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신체적인 질환임에도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 분노와 짜증을 뜻하는 코로나 레드, 좌절감과 암담함을 뜻하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점점 높아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관계의 단절로 생기는 정서적 결핍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들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하며 위안을 받는다. 아무리 비대면이 확산되고 익숙해졌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남으로써 생겨나는 유대감과 추억 같은 것들에 대한 갈망은 남아있기 마련이다.

 나는 마음건강테라피스트이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그들이 말하는 상황과 감정에 집중하면서 내면의 그 사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맞춰 만들어진 나’, ‘상황과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가면을 바꿔쓰는 나’, ‘습관처럼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며 상대적 만족감과 안도감을 느껴왔던 나’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코로나OO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이유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해왔고, 그 역시 진짜 나이기보단 애씀으로 만들어진 보여지기 좋은 나였기 때문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외부상황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요동치는 마음상황은 내가 충분히 챙기고 돌봐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내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그것들을 천천히 실행해 보는 것이다. 예전부터 마음건강을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 마음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권했던 것이 있다. 평소 누군가에게 해줬던 말들을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다. “(본인 이름)야~ 오늘도 수고했어”, “괜찮아~”, “잘했어. 잘하고 있어” 휴대전화 배터리를 수시로, 매일 충전하듯이….

 위기가 닥치면 위기 이전의 문제들이 부각된다고 한다. 나는 그 문제들 중 하나가 돌보기를 소홀해 왔던 마음건강이라고 본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과 그 속의 힘듦을 버티고 이겨낼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자신을 믿고, 자신을 지지하고,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을 사랑하자.

마봄(내 마음의 봄날) 대표 박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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