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957 호 27페이지기사 입력 2021년 06월 11일 (금) 08:10

제237회 김해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김진규 의원

나 대신 비를 맞는 사람, 플랫폼 노동자 쉼터 설립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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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규 의원

존경하는 56만 김해시민 여러분, 송유인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허성곤 시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 김해시의원 김진규 입니다.

김해시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경상남도와 함께 장유 지역 1곳에 설치하기로 하였습니다.

특성상 관련된 사람들과 수수료를 분배해야하고, 밤새 걷고 뛰는 일을 반복하는 평균 연령이 53세인 대리운전기사들과, 추위와 열대야, 비바람을 피할 장소가 없는 배달 라이더분들께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분들은 다른 노동자와는 달리 정기적인 급여를 받을 수 없어서 한건이라도 더 콜을 받기 위해 일을 하다 보면 그만큼 사고확률이 높아지며, 당연히 시민 안전과도 직결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설치될 쉼터는 야간 플랫폼 노동자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시설이고 시민에게도 사고를 줄일 수도 있는 시설일 것입니다.

경상남도의 약자를 위한 정책에 고맙다는 말씀 드리며, 기꺼이 매칭 사업을 받아서 신속히 수행한 김해시 일자리경제국에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어서 5분 발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발언에 동의하신다면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립니다.

쉼터 설치를 위한 예산이 확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리운전을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집으로 가는 동안 대리기사님께 혹시 이동노동자 쉼터를 곧 설치할 예정인데 들어보셨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기사 분은 뜻밖에도 잘 알고 계셨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경상남도와 김해시에서 우리 같은 대리 운전자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해주는 것은 정말 고맙지만, 우리가 콜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동안 한가롭게 안마의자등을 이용할 수 있겠는가? 우리를 생각해주고 걱정해주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좋은 것들을 해주시는데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유용한지 생각을 한 번 다시 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눈, 비, 바람으로부터 잠시 피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만이라도 편하게 마시고, 화장실 사용만 가능하다면 충분하다. 4억이라는 예산을 들여서 크고 거창하게 만들지 말고 조그만 부스 형태라도 김해시내 곳곳에 쉼터가 있으면 더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우리는 나름대로 쉼터를 잘 만들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고민해서 만들었지만 정작 이동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하지 않고 우리만의 대리만족으로 쉼터를 만들지 않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쉼터 하나당 수억의 예산을 들여 더디게 설치를 하는 것이 맞는지, 간이 쉼터라도 빠른 시일 내에 김해시내 몇 군데 설치를 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콜을 기다리기 위해 운집하는 대표적인 장소들을 파악하여 부스 형태의 쉼터들을 설치해서 냉온열 기능을 갖춘 벤치를 들여놓고, 커피 자판기를 놓아둔다면 부족한 대로 야간 이동노동자들이 다음 고객을 만나러가기 전까지 쉬어 갈 수 있는 차선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야간 이동 노동자들이 더위와 추위, 비바람에 속수무책으로 시달리는 일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간이쉼터 주위에 민간, 공영 가릴 것 없이 개방 화장실을 확보해준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권이나 낮은 임금문제는 김해시에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대리기사님들에게 어느 누가 안전운전이 최우선이라고 주장 할 수 있겠습니까?

배달 라이더들의 난폭한 운전을 비난만 할 수 있겠습니까?

열악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은 시민들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최선은 아니지만 간이쉼터라도 김해시내 곳곳에 설치한다면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김이듬 작가의 시 [게릴라성 호우]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마치겠습니다.

‘굳이 이 밤에 누군가가 달려야 할 때 너를 이용하여 가만히 편리해도 되는지 내 모든 의욕들을 깨뜨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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