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4월, 스물다섯의 나는 회현동 동사무소로 발령을 받았다.
주민등록 업무를 맡았지만, 악필인 내가 손 글씨로 주민등록증을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힘든 현실이었다. 획수가 많은 한자 이름은 최선을 다해 썼지만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첫 발급 신청자가 찾으러 왔을 때 나는 미안한 마음에 숨어 버렸다.
나를 대신해 증을 건넨 동료에게 눈으로 욕하던 학생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30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이제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발급되는 시대, 그날의 일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시군 통합 30주년, 김해의 더 큰 도약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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