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해시민 여러분, 안선환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홍태용 시장님과 시정에 힘쓰고 계시는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동면·삼안동·불암동·상동면 지역구 시의원 조팔도입니다.
본 의원은 얼마 전 영남 지역을 휘몰아친 대형 산불을 타산지석 삼아 신속한 초동 진화를 위한‘임도(林道)’의 확충을 주문하고자 합니다.
지난달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은 경북 의성과 울산을 비롯한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잇따르며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총사망자 30명, 부상자 45명, 피해 면적은 여의도의 166배인 4만8,238ha에 이릅니다.
김해시에서도 산불이 한림면 안곡리 야산에서 시작돼 생림면 나전리까지 번지면서 나흘간 97ha에 달하는 산림을 태웠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 번 산불이 발생했던 곳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기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본 의원은 이번 산불이 역대급으로 번진 데에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 열악한 진화 장비, 불에 취약한 침엽수 위주의 산림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임도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임도는 소방 차량과 인력이 산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말합니다. 산불 진화 작업은 낮에 헬기를 동원해 큰불을 끄고, 헬기가 뜨기 힘든 밤에는 지상 진화 작업으로 뒷불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임도를 통해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는데, 임도가 없어 시간이 지체되면 불길이 되살아나 진화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도 임도 개설 여부가 명암을 갈랐습니다. 지난 3월 22일과 25일 각각 울산 울주군 대운산과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경우 임도가 없는 대운산에서는 울산 역대 산불 피해 중 최대 면적인 931ha를 태우고 닷새 만에 진화됐지만, 임도가 있는 화장산에서는 63ha를 태우고 이튿날 진화돼 피해 규모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김해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22일 한림면 안곡리 산불 당시 헬기가 늦게 투입된 것도 있지만, 화재 현장이 임도와 거리가 멀어 소방호스를 산 능선을 넘어 1.2km까지 연장하는 방식으로 나흘 만에 주불을 진화했습니다. 임도의 접근성이 더 높았더라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임도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의 산림 면적 1ha당 임도 길이를 나타내는 임도밀도는 4.1m로 미국의 절반이 안 되고, 일본의 6분의 1 수준입니다. 산속에서 100m만 가면 임도에 닿는 독일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임도까지 평균 1km 이상을 가야 합니다.
김해시에는 총 100여km에 이르는 26개 임도가 개설돼 있습니다. 임도밀도는 4.17m로 전국 평균 수준입니다. 하지만 소방 차량이 쉽게 접근하도록 도로 폭을 넓힌 ‘산불진화임도’는 상동면 대감리와 매리에 각각 1.52km, 0.4km에 불과합니다. 산불 진화 목적인 이 임도는 폭이 최소 3.5m 이상으로 일반 임도보다 넓어 소방 차량의 통행 속도를 끌어올려 진화 역량을 높입니다. 최근 2년간 전국 산림에 들어선 산불진화임도는 총 100km가 넘는데, 김해는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많아 산불 위험이 큰데도 산불진화임도 설치율은 낮은 편입니다. 오는 2028년까지 산림청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될 산불진화임도 확충 계획도 총 3.5km에 그칩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산불 발생 위험이 큰 곳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산불진화임도 확충 계획을 수립해 주십시오. 지형 조건과 산불 확산 경로 등을 고려한 전략적인 임도망 구축이 절실합니다.
둘째, 국비 확보 문제로 당장 산불진화임도 계획 변경 및 추가 계획 수립이 어렵다면 일반 간선 임도 확충에 서둘러주시고, 사유림에도 임도 설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산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불에 강한 수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김해시는 전체 산림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구역에 소나무가 군집해 있습니다. 소나무는 기름 성분인 송진을 품고 있어 산불 발생 시 불쏘시개가 되어 대형 산불로 번질 우려가 큽니다. 평소 잡목을 솎아내고 나무 사이 간격을 띄우는 간벌작업을 하고, 산불 발생 위험이 큰 지역에는 불에 잘 견디는 활엽수 중심의 방화림을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임도는 진화 장비가 산불 현장까지 신속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이자 그 자체로 방화선 역할을 합니다. 타는 데는 순식간이지만 복구에는 백년이 걸리는 귀중한 자산, 산림을 지키기 위해 김해시에서는 이번 산불을 타산지석 삼아 임도 확충 등에 행정력을 쏟아주시길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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