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해시민 여러분, 안선환 의장님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홍태용 시장님과 시정에 힘쓰고 계시는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해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허수정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지자체판 나는솔로’ 미혼남녀 만남 지원사업의 실효성과 타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김해시에서는 2023년부터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벤치마킹하여, 청년 미혼남녀 간의 인연 형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김해솔로-유관기관편’을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2,773만 원의 예산이 집행되었고, 2025년에는 2,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나는 김해솔로–뜨거운 여름, 사랑의 페스티벌'이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청년들의 비혼과 만혼에 대응하고, 바쁜 일상생활로 이성과의 만남의 기회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하여 청년세대 간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에는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방식이 진정한 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일까요? 이러한 프로그램이 실제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효과적인 정책인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2020년부터 3년간 전국 4,060명이 지자체의 만남 주선 사업에 참여했으나, 실제 결혼에 이른 커플은 단 24쌍에 불과했습니다. 참여자의 0.6%에 그친 셈입니다.

김해시도 2023년부터 2년간 총 92명이 참여해 23커플이 매칭되었지만, 결혼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같은 사업을 계속해야 할까요?

김해시 청년 인구(19~45세)는 2023년 18만 7천여명에서 2025년 17만 6천여명으로 약 1만명 감소하였고, 혼인 건수와 출산율 역시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히 ‘이성과의 만남 기회 부족’이 아닙니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불안정, 고용 불안, 높은 주거비용, 육아에 대한 부담입니다.

정책은 보여주기보다 실효성이 중요합니다. 만남 행사는 언론 홍보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인구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멉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청년들이 스스로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김해시는 난임부부 지원, 청년 주거안정, 육아 인프라 강화 등 다양한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의 경우 2022년부터 현재까지 총 5,881명이지원 받았고 아이돌봄 지원사업은 지금까지 3,073가구가 혜택을 받았습니다. 또한 신혼부부 전월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은 최근 3년간 1,674가구, 다자녀가구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은 209가구에 이뤄졌으며, 당초 계획한 예산이 모두 집행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도권 밖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예산은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 선택은 곧 정책의 방향을 의미합니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 행정자원을 이벤트성 만남 주선에 투입하기보다 ▲난임 치료비 지원 확대 ▲청년 주거 안정 대책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 ▲청년층 결혼·출산 친화 인센티브 마련 등 출산율 제고에 직결되는 구조적 정책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김해시는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디지털물류산업, 의생명·의료기기사업, 스마트센서사업, 미래자동차산업, 지능형 로봇사업 등 5대 전략산업과 연계하여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김해시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을 해야 합니다. 결혼과 출산은 정책의 끝이 아니라, ‘삶의 조건’이 마련되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선택입니다.

지방정부가 결혼정보회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실효성 없는 이벤트를 반복하는 데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쓸 수는 없습니다.

인연 주선보다 삶의 조건을 개선하여 결혼과 출산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힘써주시기를 요청드리며 오늘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