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093 호 23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5월 29일 (목) 09:38

6월의 함성과 침묵

바람이 불 때마다 나는 문득,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생각한다. 너무 당연해진 일상 속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면, 저 먼 시간 속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분들의 희생이 가만히 다가온다. 6월은 특히 그렇다. 오늘도 어딘가 무거워 보이고, 나뭇잎도 조용히 흔들린다.

1926년 6월 10일, 태극기를 품은 함성이 거리를 메웠고, 1950년 6월 25일, 총성 속에서도 희망은 꺼지지 않았다. 그 용기 덕분에 우리는 오늘 고개를 들고 걷는다.

매년 현충일이 되면 태극기가 반쯤 내려앉는다. 그 낮아진 깃발 아래, 마음이 조용히 무릎 꿇는다. 그 어떤 말보다 강한 침묵으로, 우리는 그들을 기억한다. ‘당신 덕분입니다.’라는 말이 이토록 벅차게 느껴질 수 있다는걸.

6월의 이 따뜻한 바람 속에서, 나는 오늘도 감사함을 가슴에 품고 하루를 시작한다.

장재혁/ 김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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