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094 호 18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6월 11일 (수) 09:08

김해시민 여러분, 나무를 심어요

지난 봄 일이다. 나는 강동에 산림조합에서 마련한 나무 시장이 문을 열었다고 해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갔다. 내 고향 김해시 생림면 시골 마을에 있는 텃밭 한켠에 심을 요량이었다.

고로쇠나무와 사과나무 3그루, 배나무 3그루, 그리고 단감나무와 달달한 복숭아나무까지 다양하게 샀다.

나무를 키워서 오신 상인 분들이 이미 모두 접을 붙여놓았고 심을 때는 접붙인 곳의 비닐만 벗겨주고 심으면 되도록 봉분 흙과 함께 잘 포장돼 있었다.

드디어 주말이 되어, 그 며칠 전에 사 놓은 나무를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생림면 시골로 간다고 하니 아이들은 아침부터 신이 났다. 해마다 봄과 가을에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서 나무도 보고, 가을철에 잘 열린 과일을 따서 먹을 생각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엄마가 마트에서 사다 주는 과일만 먹던 아이들이 이제는 제 손으로 직접 키운 나무에서 열린 과일을 따 먹을 생각을 하니 그게 여간 새로운 경험이 아닌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이것도 참 좋은 가정교육, 자연교육, 환경교육, 경제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나무를 심고 거기에 물을 주고 잘 자라기를 고대하며 정성껏 보살펴 주는 여러 과정들도 정서적으로 참 좋은 교육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는 숲 유치원이라는 게 있고 숲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교육을 한다고 들었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그게 다 이유가 있는 거로구나 싶었다.

생림면 봉림리 주변은 무척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한적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이곳 산자락 아래 놀고 있던 땅에 아이들과 함께 준비해 간 나무를 정성껏 심었다. 구덩이를 깊게 파고 잔뿌리가 잘 활착이 되도록 펼쳐 심은 뒤 흙을 덮어 꼭꼭 밟아주었다.

아이들은 나무가 삐뚤게 심어질까 봐 요리 재고 조리 재며 더 정성을 들였다.

그렇게 한나절을 보낸 후 집에 돌아오나 여간 기분이 좋고 마음이 뿌듯한 게 아니었다.

김해 시민 여러분들도 시내 곳곳 어디에라도 가로수든 유실수든 나무를 심어보자. 나무는 무엇이 됐든 우리에게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다. 이 땅을 푸르게 하고 과일도 주며 공기를 맑게 해 주는 우리의 허파 같은 보물이니까.

김해시 주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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