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099 호 21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7월 31일 (목) 09:30

제272회 김해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

닫힌 문 너머, 우리가 닿아야 할 시민이 있습니다 ! 김해시의원 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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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김해시민 여러분, 안선환 의장님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홍태용 시장님과 시정에 힘쓰고 계시는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해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허수정 의원입니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의 한 장면입니다.



내가 너무 쓰레기 같아!”라고 울부짖는 은둔형 외톨이 손녀에게,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도망친 것, 숨는 것, 다 살려고 하는 짓이야. 살려고 한 짓은 용감한 거야



이 말은 단순한 대사를 넘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은둔형 외톨이에게 건네야 할 따뜻한 위로이자 공감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분명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태어나 자라고 성장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방 안에 자신을 가두고 세상과의 연결을 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자신을 탓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함께 고립되어 가는 가족이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스스로 저 여기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손을 내미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은 오랜 침묵 끝에 가족이 먼저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하고서야, 비로소 이들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2024년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경상남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남 도내 내국인 청년(19~39) 669,157명을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 4.96%에 해당하는 33,220명이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둔 지속 기간은 1~3년 미만이 31.8%로 가장 많았으며, 무려 10년 이상 외출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도 10.9%에 달했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일시적 문제가 아닌, 지속적 사회적 고립 현상임을 보여주며, 늦지 않게 함께 헤쳐나갈 체계적인 정책 대응이 절실함을 의미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은둔형 외톨이를 조기에 돕기 위한 기초조사 체계 구축입니다.



김해시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지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활용한 선제적 조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 시는 결혼·출산 장려·일자리 창출 등 인구정책에 집중하고 있으나, 정작 한 사람의 소중한 시민이 사회와 단절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장기 미진료자, 실직자 등 위기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선제적으로 조사하여 은둔형 외톨이를 조기에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가족의 사생활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며, 은둔형 외톨이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회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심리적 안전지대마련입니다.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복귀는 단기간에 취업이나 교육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외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공감과 회복 공간이 필요합니다.

청년센터,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비대면 상담과 개인 활동이 가능한 안전한 공간을 조성하여 점진적인 사회 연결 시도를 도와야 합니다.



셋째, ‘가족 대상 지원 프로그램운영입니다.



은둔형 외톨이 상당수가 가족과 함께 고립되며, 특히 부모는 단절과 자책 이중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족을 대상으로 한 지원 프로그램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부모 대상 심리상담, 또래 부모 간 정기 모임, 전문가 강연 등을 통해함께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제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한 가정의 문제으로 숨기지 않고,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느 가정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은둔하는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회적 인식개선과 저의 이 발언이 닫힌 문 너머의 시민들과 그 가족들에게 작은 노크가 되기를 바라며,



누군가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세상은 여전히 당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드라마 속 주인공이 스스로 문을 열며 읊조린 말로 발언을 마칩니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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