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01 호 11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8월 21일 (목) 08:16

골목마다 추억이 머무는 곳, 봉황대길 (옛 봉리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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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리단길

해 시내 한가운데, 조용히 숨 쉬듯 자리한 한 골목이 있다.

오래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그곳에 감성이 스며들며, 지금은 ‘김해의 연남동’, ‘시간이 머무는 거리’라 불리고 있다.

바로 김해 봉리단길, 이제는 ‘봉황대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거리다.

봉리단길이라는 이름은 ‘봉황동’과 ‘경리단길’을 합쳐 붙여진 말이다.

처음엔 몇몇 감각적인 카페와 소품 가게들이 모이며 소박하게 시작되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둘씩 골목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봉황대길은 단순한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김해만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감성 거리로 자리 잡았다.

골목은 크지 않다. 하지만 그 안에는 시간을 들여야만 느낄 수 있는 온도와 색깔이 있다.

낮은 담벼락, 나무문, 손때 묻은 창틀 옆으로 세련된 간판이 걸려 있고, 툇마루처럼 다정한 카페 테라스에는 볕 좋은 오후가 느긋하게 앉아 있다.

봉황대길의 진짜 매력은 다양성 속의 일관된 ‘감성’이다.

카페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진한 라떼를 맛볼 수 있고, 식물로 가득한 정원 속에서 마음까지 맑아지는 경험을 한다.

이국적인 감성의 카페에서는 앙버터와 말차 라떼가 입안에 작은 설렘을 남긴다.

그리고 골목 안 작은 소품샵에서는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마주친 오래된 책갈피처럼, 사소하지만 오래 간직하고 싶은 물건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거리의 모든 가게는 주인의 취향과 철학이 묻어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코스다.

물론 단지 맛집과 카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봉황대길은 ‘걷는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거리 곳곳에 자리한 벽화와 포토존, 쉼터 같은 공간에서는 김해의 역사와 이야기가 함께 흘러든다.

걷다 보면, 카메라보다 눈으로 더 오래 담고 싶은 순간들이 이어진다.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누군가의 고양이를 구경하거나, 골목 어귀의 꽃 화분에 붙은 글귀를 읽으며 미소 짓게 되는 그런 순간들.

그곳에서 우리는 잠시 멈추는 법을 배운다.

김해의 여행지라 하면 대체로 가야 유적지나 체험 공간이 떠오르지만, 봉황대길은 그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공간이다.

과거와 현재가 부드럽게 공존하고, 일상과 여행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곳.

하루를 온전히 걷고, 맛보고, 쉬어가기에 이만한 장소는 없다.

여행은 먼 곳이 아니라, 낯선 거리에서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마주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작을 김해 봉황대길에서 해보는 건 어떨까.

감성 가득한 골목 끝에서, 당신만의 특별한 하루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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