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01 호 12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8월 21일 (목) 08:18

계절을 따라 느리게 흐르는 김해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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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포천, 편백숲, 진영역사박물관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산과 들에 붉은 기운이 감도는 계절.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뙤약볕도, 겨울 추위도 없는 지금, 천천히 걸으며 계절의 결을 느끼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김해는 고즈넉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걷기 좋은 길이 잘 조성된 도시다.

길 위에서 자연과 사람, 시간을 만나는 '김해의 가을 걷기 명소'를 만나보자.

화포천(사진 왼쪽)은 경남 최대의 자연 습지다. 가을이면 길 양옆으로 갈대와 억새가 바람결 따라 몸을 흔들고, 하늘을 수놓은 철새들이 장관을 이룬다.

화포천을 따라 조성된 탐방로는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자연학습장, 전망대, 수변 산책길 등 생태와 휴식이 공존하는 코스로, 가족 단위 산책이나 사진 촬영에도 제격이다.

김해 중심에 자리한 분성산은 시민들의 쉼터이자 대표적인 산책 명소다. 특히, 둘레길은 큰 오르막 없이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부담 없이 걷기 좋다.

김해천문대에서 시작해 편백숲쉼터(사진 오른쪽 위)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가을이면 단풍이 들고,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가을 냄새가 진하게 밴다.

숲속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만끽해 보는 것도 좋다.

낙동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 겸 산책로는 가을이면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해 질 무렵, 강물 위로 떨어지는 노을과 갈대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대동생태체육공원에서 시작된 길은 용당나루매화공원을 지나 김해낙동강레일파크까지 이어진다.

산책하는 사람과 자전거 타는 사람 모두에게 인기있는 코스로, 여유로운 걷기부터 운동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역사를 품은 걷기길을 만나고 싶다면 '동판따라 걷는 가야사 누리길'이 제격이다.

대성동고분군 주차장 옆 인도에 있는 1번 동판을 시작으로 동상시장을 거쳐 다시 대성동고분군(113번)으로 돌아오는 이 길은 가야문화의 핵심을 잇는 의미있는 산책로다.

가을 햇살 아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천 년 전 이 땅을 걸었던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김해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가을엔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대청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대청계곡 누리길은 숲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걷는 곳마다 계곡물소리가 백색소음처럼 들려 멍때리며 걷기 그만이다. 가벼운 등산을 겸할 수 있어 주말 산책로로 인기가 높다.

진영 하모니숲 바람길과 폐선철로 도시숲 건강 산책로(사진 오른쪽 아래)는 진영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과거 경전선의 중심지였던 진영역 폐선 부지를 활용한 둘레길은 철도 시설 일부가 남아 있어 과거의 흔적을 느끼며 걷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진영역사공원 주변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지며, 걷는 동안 진영읍의 변화와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다.

김해의 가을은 길 위에 있다.

성급하게 달려가는 시간을 붙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걷는 것이다.

자연과 역사, 일상의 풍경이 하나가 되는 길 위에서, 우리는 계절의 본 모습을 마주한다.

이번 가을엔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김해의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자. 그 길 끝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건 낙엽이 아닌, 여유와 휴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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