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01 호 19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8월 21일 (목) 08:20

여름 피서, 고향 산소를 찾아서-우윤숙

독자투고

올해 여름휴가는 자녀들과 손주들을 데리고 고향에 계신 조상님 산소를 찾으려 한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일이라 시간이 허락할 때 꼭 해보고 싶었다. 멀리 떨어진 산소 때문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현실도 아쉽지만, 그보다도 조상 산소를 찾아가려는 마음 자체가 옅어지는 게 더 큰 걱정이다. 아이들은 성묘가 낯설고, 조상에 대한 경외심도 예전 같지 않기에 직접 데려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우리 집 산소는 높은 산 중턱에 있어 오르기가 쉽지 않지만, 도착하면 산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어린 시절 부르던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상석에 떡과 과일, 전과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우며 조상들께 절을 올린다. 부모님, 백부, 숙부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무성한 잡초도 함께 베며 땀을 흘린다. 힘들지만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 될 것이다.

요즘 많은 가정이 공부만 강조하고 성묘는 소홀히 하는데, 이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이 사라지는 아쉬운 현실이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깊어지는 시대일수록 조상 산소를 찾는 일은 가족의 뿌리를 확인하고 이어가는 귀한 시간이 된다.

이번 여름 가족과 함께 산소를 찾아 참배하는 시간을 따뜻한 추억으로 간직하려 하니 벌써 마음이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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