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03 호 13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09월 11일 (목) 09:37

오늘도 시를 쓴다

시민기자 우수진

장유 율하에서 아이 하나와 노견과 함께 맞벌이로 살아간다. 돌도 채 안 된 아이를 돌보며, 강아지 산책도 하루 다섯 번 빠뜨리지 않는다. 오후가 되면 다시 일터로 향한다. 이 모든 순간이 축복이지만, 어느 순간 이유 모를 짜증이 올라왔다. 그때야 깨달았다. 내게 빠진 것이 있다는 걸, 바로 ‘여가 선용’이었다.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김해시 공공예약 포털에서 집 가까운 도서관 시 수업을 알게 되어 신청했다. 기적의 도서관에선 김륭 시인, 율하 도서관에선 송미선 시인을 만났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시인을 우리 동네에서 만나다니, 큰 행운이었다.

시는 무언가를 ‘짓는’ 행위다. 꽃이 피고, 잃어버린 것들이 주머니에서 걸어 나온다. 시를 쓴다는 건 내 마음에 꼭 맞는 단어 하나를 찾는 일이다. 그 단어를 붙잡는 데 며칠, 때로는 몇 달이 걸린다. 하지만 시어들이 차곡차곡 쌓일 때면, 마치 집을 바라보는 건물주처럼 흐뭇하다.

분주한 일상 속 숨을 고르게 해 준 ‘시 쓰기’ 덕분에 오늘도 나는 힘을 얻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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