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장을 보러 나섰다가 우연히 들른 문화의 전당 앞마당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살펴보니 ‘꿈이음 교육박람회’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이미 지나친 터라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던 찰나, 아는 동생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형님, 지금 ‘김해청년 페스티벌’에서 맥주 무제한에 플리마켓, 체험 행사도 해요. 어서 와요!”
호기심이 동해 곧장 찾아가 보니, 역시나 축제 현장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청년의 날을 기념해 열린 이 축제는 청년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비록 청년은 아니지만, 그 ‘다양한 계층’의 한 사람으로 무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오전에 잠깐 내린 비 때문에 빈백(beanbag)은 젖어 있었지만, 돗자리를 깔고 앉으니 오히려 가족과 함께 캠핑을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후 다섯 시, 신인가수의 공연으로 포문을 연 무대는 곧 빅마마 이영현 씨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눈앞에서 울려 퍼지는 폭발적인 가창력에 소름이 돋을 만큼 벅찬 순간이었다.
가을 주말, 김해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 중 하나에 잠시 발걸음을 들였을 뿐인데, 하루가 이렇게나 풍성하고 의미 있게 채워질 줄은 몰랐다. 가까운 곳에서 문화를 즐기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나누며, 지역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 경험은 참으로 값지고 따뜻한 순간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문화와 여가를 향유할 줄 아는 삶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더 빛나게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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