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선선해지면 낙동강 앞바다에는 ‘꼬시래기’, 곧 문절망둑이 제철을 맞는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많이 잡히는 이 바다생선은 작은 비늘과 끈적한 점액질로 덮여 있으며, 갯벌이 잘 발달한 기수역을 터전으로 삼는다.
탐식성이 강해 미끼만 넣어도 쉽게 낚여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강변에서 흔히 만난다. 살은 연하고 담백하며 비린내가 적어 고소한 맛이 오래 남는다.
조리법은 회·매운탕·튀김·무침 등 다양하지만 특히 쌈회가 별미다. 포를 떠 넓게 편 회 위에 밥과 양념, 고추와 마늘을 올려 한입에 싸 먹거나, 물기를 꼭 짠 물김으로 밥과 회를 감싸 콩된장에 듬뿍 찍어 먹으면 풍미가 깊다.
큰 그릇에 회와 물김, 무채, 땡초, 마늘을 넣고 초고추장으로 무친 김 무침회도 새콤달콤 고소해 입맛을 돋운다. 손질은 칼보다 망으로 문질러 비늘과 점액을 한꺼번에 제거하고, 지느러미를 떼어 등 쪽으로 갈라 살을 손가락 길이로 뜨면 깔끔하다. 이때 살은 물에 씻지 말고 수건으로만 정리해야 육즙과 고소함이 살아난다.
갱갱이젓이나 콩된장에 찍어 밥과 함께 크게 싸 먹으면 탱글한 식감, 짭조름한 감칠맛이 겹겹이 올라온다. 가을이 지나기 전, 낙동강이 건네는 깊은 맛을 문절망둑 쌈회로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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