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108 호 18페이지기사 입력 2025년 11월 11일 (화) 10:12

가난 속에 빛난 아버지의 헌신

김해시 우정렬

아버지는 평생을 농촌에서 보내신 분이었다.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배우지 못한 채, 오직 땅을 일구며 가족을 부양하셨다.

가진 기술 하나 없이 보릿고개를 넘기며 여덟 식구의 끼니를 잇기 위해 남의 일을 도맡아 하셨고, 시장에서는 고추를 되팔아 푸성귀만 먹던 가족에게 생선 한 토막, 검정 고무신 한 켤레라도 사 주고자 애쓰셨다.

누나들은 가난 속에 교육도, 결혼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반면, 대학까지 마친 동생들과 나는 누나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야 했다. 아버지는 손주를 보고 이제야 조금은 편히 지내실 나이인 76세에 돌아가셨고, 자식 된 입장에서 더 일찍 잘 모시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한으로 남았다.

비록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었어도, 가족을 위한 헌신과 책임감은 그 무엇보다 크고 깊었다. 그 정신은 지금도 가족 모두에게 이어지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버지의 삶은 묵묵한 책임감과 가족 사랑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해 본받아야 할 삶의 자세임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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