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해시민 여러분, 안선환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홍태용 시장님과 시정에 힘쓰고 계시는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장유3동을 지역구로 둔 이혜영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주민참여예산의 본질이 행정 편의 속에 흐려지고 있는 현실 속에 제안자의 참여 보장을 통한 투명한 예산집행 체계의 필요성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시민이 생활 속 불편을 직접 제안하고 이를 예산에 반영함으로써 지방재정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김해시는 2011년부터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여 시민이 직접 생활 속 불편을 개선하고 지역 발전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김해시의 현실을 보면, 행정이 본래 수행해야 할 시설보수나 기반정비사업이 참여예산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년 주민참여예산사업 최종선정 목록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공원 정비, 도로 보수, 배수로 정비, 체육시설 교체 등 시민의 창의적 제안이라기보다, 사실상 부서 예산이 부족해 참여예산으로 대체되는 사례가 다수입니다.
그 결과, 지역마다 거의 동일한 유형의 사업들이 반복적으로 선정되고,
‘주민참여’라는 이름 아래 각 지역이 비슷한 도로 포장, 공원 보수, 체육시설 개선 사업만 나열되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의 창의적 제안을 가로막고, 참여예산을 행정의 예산 보완용 ‘2차 예산 주머니’로 전락시키는 행태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 의욕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에 본 의원은 주민참여예산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행정대체 사업의 참여예산 전환을 금지해야 합니다.
주민참여예산은 행정이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는 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창의적 제안을 실현하는 제도입니다. 도로 정비나 시설보수와 같은 기본 행정사업은 참여예산 대상에서 명확히 제외해야 합니다.
둘째, 제안자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사업이 확정된 이후 제안자가 설계 단계 의견 제시, 현장 점검, 예산 변경 동의, 사후 평가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여는 ‘공모 단계’가 아니라, ‘전 과정에서의 동행’이어야 합니다.
셋째, 집행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시민 환류를 강화해야 합니다.
사업별 집행 내역, 변경 사유, 만족도, 평가 결과를 시 누리집 등에 공개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시민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넷째, 유사 사업 반복 방지를 위한 평가 체계를 도입해야 합니다.
매년 비슷한 형태의 사업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형별 중복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고, ‘혁신형·공동체형·환경형 사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평가 기준을 도입해야 합니다.
전주시는 2024년부터 참여예산학교와 분야별 시민위원회를 도입해 사업 발굴의 다양성을 높이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김해시도 이러한 방향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은 행정이 나누어주는 시혜성 예산이 아닙니다. 시민이 함께 설계하고, 함께 평가하는 ‘공동체 예산’입니다. 이제는 형식적 공모와 반복적 사업 선정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행정은 시민의 제안을 존중하고, 시민은 정책의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로 참여해야 합니다.
김해시가 참여예산의 본질을 되찾고, 투명하고 신뢰받는 예산 운영의 모범도시로 거듭나길 바라며 발언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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