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749 호 4페이지기사 입력 2015년 06월 22일 (월) 08:21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시민기자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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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종합선물세트 같아요1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금관가야로 떠나는 여행, 오늘 하루는 내가 주인공!


 


기분 좋은 산들바람에 가슴이 간질거린다. 싱그러운 풀과 나무 냄새 그리고 작은 꽃잎 한 장까지 나를 반긴다. 그토록 그리웠던, 내 모든 추억이 깃든 이곳 가야. 이천 년이 흘러서야 다시 이 땅을 밟게 됐다. 오늘 하루, 나는 금관가야의 안주인 허황옥이 되어 보기로 한다.


 


아이가 유치원을 간 시간. 나는 혼자 짧은 여행을 계획했다. 목적지는 집에서 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김해가야테마파크. 붐비는 곳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가장 한산할 것 같은 평일 오전시간을 선택했다.


 


입구에서부터 주차장까지 고불고불 이어진 길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창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주변 꽃과 나무들은 더 없이 화사하다. 주차를 하고 내려다보니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 앞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힌트를 얻어 나름의 동선을 정한다.


 


오늘 나는 허황옥이니까 옛 기억 가득한 가야왕궁을 먼저 둘러보기로 한다. 왕궁에 들어서니 아무도 없다. 기분이 아주 좋아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나 혼자 온전히 이곳을 누리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태극전부터 둘러본다. 태극전 벽에는 서기 42년 알에서 태어나 가락국의 왕으로 추대된 김수로의 이야기와 철의 왕국이었던 금관가야에 대한 기록이 곳곳에 묻어있다. 또 마치 진짜 같은 김수로왕과 허왕후를 만날 수 있다. 중후한 모습의 그들을 보며 아마도 그녀라면 좀 더 젊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태극전 뒤에는 수로왕과 허왕후의 표준영정을 볼 수 있는 가락정전이 있고 그 옆에는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허왕후스토리관이 있다. 안에는 사방이 거울로 싸여있는 복도가 있다. 예쁜 불빛들이 가득한 게 역시 여자의 방이구나 싶다. 그리고 벽면 가득한 그녀에 관한 이야기들. 혼자 숫자를 세어가며 계산해보니 그녀는 열여섯 살에 인도에서 가야로 와 일곱 살인 그를 만났다. 흥미롭던 로맨스가 갑자기 조금 싱거워졌지만 한편으론 몹시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을 담았다는 뮤지컬 미라클러브를 보기위해 철광석공연장으로 재빨리 자리를 옮겼다.


 


오후 한 시. 뮤지컬은 김해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기에 그들 부부의 사랑이야기가 가미됐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말괄량이 모습으로 등장하는 허황옥이다. 왕후라는 이름 때문에 조신하고 품위 있는 여성으로만 생각했나보다. 분명히 그녀에게도 걷는 것보다 뛰는 것이 좋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를 보며 이렇게 사랑스러운 표정도 지었을 텐데 말이다. 뮤지컬을 보고 나니 그들이 한층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 친근함에는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숨 가쁘게 호흡한 배우들의 열정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들뜬 마음으로 배우들과 사진까지 찍고 나니 배가 고프다.



혼자 하는 여행의 묘미는 혼자 먹는 밥이다. 아까 봐 둔 한정식 식당에 들러 산채비빔밥 한 그릇을 주문한다. 김해를 대표하는 장군차 한 잔이 먼저 나온다. 익숙한 그 향이다. 비빔밥에도 역시 찻잎이 들어가 있다. 맛도 좋지만 건강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게 좋다. 오늘 누리는 두 번째 호사.


 


점심을 먹고 난 뒤 인도갤러리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 들러 딸을 위한 노란꽃반지 하나를 산다. 인도갤러리에는 인도를 상징하는 많은 소품들이 있는데 특히 전시된 옷들이 예쁘다. 새삼스레 인도 옷이 이렇게 화려하고 고왔나 싶다. 아이를 생각나게 하는 것은 이 것 뿐이 아니다. 철광석공연장 왼쪽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예쁜 놀이터, 가야무사어드벤처가 있다. 야외놀이공간이라 실내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겐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그 밖에도 곳곳에 활쏘기, 공예, 도자, 철기, 복식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의 장이 마련돼 있다. 마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김해가야테마파크를 조만간 우리 딸에게도 선물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곧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이제 역할극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내 속의 세세한 감정들과 소소한 즐거움을 온전히 누린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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