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출신 바리스타가 커피업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2019 World Barista Championship'(4월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이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전주연(32세) 바리스타로 현재 구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2007년 문을 연 부산의 대표적인 로컬 커피전문점 '모모스커피'의 창립 맴버이며 현재 이사로 재직 중이다. 올해 대회는 모모스 직원 5명과 함께 '팀 코리아'로 참가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됐다는 후문이다.
부산여대 호텔관광계열 바리스타학과 겸임교수직을 맡고 있는 그는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고객에게 설명하듯이 시연을 진행 해 심사위원들에게 '센세이셔널'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469.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챔피언에 올랐다. 전주연 바리스타가 월드 챔피언이 된 것은 대회 준비를 위해 2년간 TV도 끊고 오로지 커피에만 매달린 집념의 결과다.
김해가 탄생시킨 자랑스러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세계가 인정하는 바리스타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김해시민들에게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김해 출신 바리스타 전주연 입니다. 저는 김해합성초등학교, 김해여자중학교 출신이구요. 현재 부모님과 함께 구산동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Q.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어떤 대회인가요?
A. 바리스타계의 월드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올해 대회에도 전 세계 약 60개국이 참가했죠. 커피라는게 서양에서 시작된 문화이고 한국은 아직까지는 후발주자 개념이 컸는데 이번 우승을 통해 한국의 커피 문화가 한층 더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Q. 커피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A. 저는 원래 유치원 선생님을 꿈꿨기 때문에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와 맞지 않았죠. 그러던 중에 친구의 소개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친구가 소개해 줬던 카페 사장님이 친구의 사촌오빠였고 지금 제가 근무하고 있는 모모스커피의 사장님이랍니다.
원래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일이 제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다들 기분좋게 오셔서 소통하는 모습이 정말 좋게 보이더라구요. 마치 제가 그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받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이 길을 가게 됐답니다.
Q.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된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직업으로서 제대로 커피를 해보자고, 이왕하는거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한 시점은 우연히 WBC 영상을 보게 됐는데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바리스타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그때가 2009년이었으니까 딱 10년 전이네요.
처음에 바리스타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정말 심했답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지금은 유명한 '스X벅스'도 많지 않았고, 바리스타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가 김해시보에 직접 취재 요청을 하실 정도로 자랑스러워 하신답니다.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직장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은 거였답니다. 출퇴근 시간도 아까웠던 거죠.
당시에는 커피를 가르쳐주는 학원이나 그런게 없어서 막막했는데 WBC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 이종훈 바리스타의 영상을 보고 무작정 찾아가 가르쳐 달라고 부탁 드렸죠. 어렵게 승낙을 받고 주 1회 부산에서 서울을 오가며 교육을 받았답니다. 원래는 교육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미리 가서 그 분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동작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지 않았죠.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이종훈 바리스타가 이상한 애라고 할 정도였답니다. (웃음)
그렇게 단순 커피 교육이 아니라 그 분의 모든 것을 메모하고 직접 실행해 보면서 좋은 생활습관도 배울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온 것이 챔피언이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대회 기간 동안 힘들었던 점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WBC는 커피 기계 하나만 주고 무대세팅 등 나머지는 전부 참가자가 준비해야 됩니다. 그래서 대회 현지에 가지고 간 캐리어만 20개가 넘었는데요. 짐이 많다보니 이동도 불편하고 관리도 힘들었는데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서 대회를 무사히 치른 것 같습니다.
작년에 참가했을 때는 커피 그라인더(분쇄기)가 고장 나 어려움이 있었는데 올해는 다행히도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작년 대회 첫 참가 때는 축제처럼 들뜬 마음이 컸는데 올해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대회에 집중할 수 있더라구요.
Q. 대회 현장 영상을 보니 손 동작 하나 하나까지 완벽하게 준비된 느낌이더군요.
A. 심사위원들이 제 모든 동작에 점수를 부여하기 때문에 자칫 제 손이 얼굴에 닿았다가 커피를 만질 수도 있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죠.
어느정도 준비가 된 후 나름 의미를 부여한 77번 반복해서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준비부터 시연까지 1시간 정도 걸리니까 최종 시뮬레이션만 77시간을 한 셈이네요. 보스턴 현지에서는 10번 정도 시뮬레이션을 했답니다.
Q. 이제 김해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게요. 전주연 바리스타에게 김해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저희 부대표님도 김해 출신이신데 저희끼리 농담처럼 얘기해요. '우리는 김해부심이 있다고~' 현재도 거주 중인 김해는 저의 뿌리입니다.
Q. 김해를 커피에 빗대어 본다면?
A. '에스프레소'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커피의 원액인 에스프레소는 커피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이며 커피의 뿌리이자 출발인데요.
제게 김해는 에스프레소 같이 저를 구성하는 핵심이며, 저의 뿌리이자 출발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커피 산지도 떠오르는데요. 김해는 커피가 처음 발견된 본고장인 '에티오피아' 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커피를 좋아하고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좋아해서 한 번 선택한 길이라면 포기하기 않고 끝까지 해 보셨으면 해요.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다보면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고민할 시간에 일단 시작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현대인들은 하루 중 대부분을 일하는 시간에 할애하잖아요. 그 대부분의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작아진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쉽진 않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바리스타라면 더 좋겠죠.
Q. 앞으로 계획은?
A. 돈부터 모으라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우선은 저 자신에게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싶어요. 우승을 계기로 유명세를 얻긴 했지만 혼자만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지금의 좋은 결과가 있기까지 노력한 팀과 함께 할 거랍니다.
대신 다양한 커피 산지들을 방문하면서 농법을 연구하고 개발에 참여해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는 농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Q. 끝으로 김해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저는 김해시민입니다. 김해시민 여러분. 같이 기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김해를 더 빛내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고, 커피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전주연 바리스타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aURF5XmWK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