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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왜 책이 필요한가?_노무현의 추천도서

작성일
2023-09-07 11:26:55
담당부서 :
전시교육팀
작성자 :
김기도
조회수 :
133
전화번호 :
-

전시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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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이 필요한가?

사람들은 열심히 시민운동을 하고, 촛불을 들고, 정권을 잡기위해 노력합니다.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지요.

그러나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도, 촛불도, 정권도, 이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반독재 투쟁이 성공한 것은 국민이 생각하는 만큼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두 번이나 정권을 잡고 노력했지만 
그 동안의 민주주의와 진보의 성취 또한 국민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 그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데는 미디어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영향력 있는 미디어는 돈의 지배를 받습니다.
돈이 없는 쪽은 돈이 들지 않거나 적게 드는 매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에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정보는 넘쳐나지만, 내용이 부실합니다. 
분노와 증오는 넘쳐나지만, 사실과 논리는 부족하고, 깊이도 모자라고, 비슷한 생각끼리도 서로 앞뒤가 맞지 않고 충돌합니다.
이렇게 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인터넷만으로는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가 어렵습니다.

좋은 책이 필요합니다. 지난날의 역사를 보면 책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인터넷에서의 노력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병행하자는 것입니다.

어떤 책을 만들 것인가?

진보주의에 관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세계의 역사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역사는 진보주의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 자리를 차지해야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진보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입니다.

대중적 교양서가 될 만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국민의 생각이라는 것은 앞서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여 사회적 통념을 이루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대중적 교양서로 읽힐만한 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자면 조건이 까다로울 것입니다. 우선 읽기 쉽고, 재미있고, 읽은 내용을 남에게 옮기기쉬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분량이 많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말해놓고 보니 불가능한 조건일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협업으로 역량을 확대하고, 토론과 검증을 통하여 완성도를 높여보자는 것입니다.

미디어이든, 인터넷이든, 연구소든, 출판이든, 어디를 보아도 우리가 열세입니다. 그냥 열세가 아니라 형편없는 열세입니다.
이런 열세를 딛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역사의 진운이 함께할 때에만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가 돈의 편이 아니라 사람의 편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다만, 그 막강한 돈의 지배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 짜내고 이를 지혜롭게 조직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하는 협업, 우리가 좋은 성공의 본보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9년 3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이 사람사는 세상 동호회 카페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