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천습지의 가을은
물억새의 넘실대는 하얀 파도로부터 옵니다.
늦여름에 꽃을 피운 물억새의 이삭이 이즈음에는 하얗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갈대보다는 물억새가 많아 화포천습지 곁 '갈집'도 늦가을 물억새로 이엉을 엮었습니다. 여름날의 수고로 여러 식물들이 열매와 씨앗을 맺으며 한해를 정리해갑니다.
버드나무의 잎들은 바싹 말라 힘없이 떨어지고 그 푸르렀던 갈대와 물억새의 잎은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날씨 탓에 습지의 색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갑니다.
저 멀리서 꽥꽥거리며 몇몇의 겨울철새의 선발대가 올 무렵이면
새벽마다
새하얗게 물안개가 습지를 감싸 안으며 피어오릅니다.
점점 많은 철새들이 찾아들면 이제 화포천습지의 가을도 지나가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