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를 끈 급똥 시민이 감사 인사드립니다.

작성일
2025-04-25 18:05:47
작성자 :
강○○
조회수 :
159
대성동 고분군 박물관에 4월 25일 금요일 오후 2시 20분경 들린 시민입니다. 박물관 선생님(학예사님이실까요?)들께  너무나도 감사하여 인사를 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당일 오후에 김해박물관~대성동 고분군 박물관을 거치며 산책중이었습니다. 생후 6개월 된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아름다운 김해의 녹음을 즐기고 있었지요. 김해 박물관서부터 배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지만, 곧 신세계 백화점이 나오고 그곳에서 유아 동반 화장실을 쓰면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분군 박물관 주차장을 지나치면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습니다. 급똥을 넘어선 급.....네...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였고 순간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도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멀리 출장 나가있는 남편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나, 아니면 이런 일도 119에 신고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대성동 고분군 박물관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산책을 하며 박물관의 시설 중에 지하로 내려가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지하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았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렇다면, 지상의 건물에는 화장실이 있다는 것이니 그곳으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박물관의 출입구 양쪽으로 장애인 휠체어 경사가 있는 것도 생각이 났습니다. 황급히 몸을 돌려 출입구로 가던 중, 더 더 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였고, 문을 열자마자 선생님들게 인사도 하지 않고,
 “선생님! 화장실은 어디 있습니까!”
 라고 여쭙고 난 뒤,
 “애기 좀 부탁드립니다!”
 라고 외치고 유모차를 출입구에 그대로 둔 뒤, 바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화장실에서 제법 긴 시간을 보내고 나오니, 선생님들께서 유모차를 안내 스테이션 까지 끌고 오셔서 아이를 얼러주시고 계셨습니다. 제가 죄송하다고 거듭 말씀드리자,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것도 모두 우리 박물관이 하는 일입니다. 마음 쓰지 마세요.” 
 라며 다정하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로서는 매우 민망스럽고 죄송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씀 주시니 마음이 편해지고 또 더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박물관 선생님들의 노력이 쌓이고 쌓여 저 같은 시민이 오늘 큰 배려를 받은 것 같습니다.  '지하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안내 문구를 써 주신 것, 유모차가 편히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를 만들어주신 것,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 아이를 봐주신 것, 그리고 민망하지 않게 다정하게 말씀해 주신 것,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도 직렬은 다르지만 공무원입니다. 늘 민원을 대함에 있어 
 ‘내가 이것 까지 해야 하나’
 ‘이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맞나’
 를 생각하며 불평과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들의 배려와 친절을 경험하고 나니 제가 하는 일의 본질을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대성동 고분군 박물관에서 단순히 화장실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제 일과 마음을 복기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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