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가야 귀족 무덤에서 출토된 금관가야인들의 불로장생 염원”
대성동고분군 단일고분 최대 수량 복숭아씨 출토
4세기대 고분 복숭아 부장 풍습 최초 확인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문화재청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의 하나인 ‘가야유적 발굴유물 학술조사’ 과정에서 단일 고분 최대 수량의 복숭아씨와 오이속(박과에 속하는 덩굴식물 속의 하나) 씨앗이 출토됐다고 18일 밝혔다.
복숭아씨는 2001년 조사된 대성동고분군(금관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 41호 덧널무덤 내 높이 51cm 정도의 큰 항아리 안에서 출토됐고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4세기대로 추정되며 복숭아씨와 함께 오이속 종자, 돔뼈 등이 출토돼 여름에 장례를 치른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유기물 분석 결과 다양한 크기의 재배 복숭아가 과실 상태로 부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4세기대 고분에서 복숭아를 과실 상태로 부장하는 풍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덤 안에 복숭아를 부장하는 습속(습관이 된 풍속)은 채협총, 정백동 19호분 등 중국 한문화의 영향을 받은 낙랑 무덤에서 주로 확인된다. 국내에서는 고령 지산동고분군, 창녕 송현동고분군 등 5세기대 고분군에서 15점 미만의 소량으로 출토된 예가 있는데 이 보다 앞선 4세기대 고분에서 복숭아를 과실 상태로 부장하는 풍습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며 340여점이 출토되어 출토량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복숭아 부장 풍습은 중국 한나라의 식생활과 음식물 부장 풍습이 유입된 결과로 금관가야 목곽묘 문화 기원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국내에서 복숭아씨가 주로 출토되는 것은 생활유적과 우물, 집수정, 구하도 등으로 청동기시대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복숭아가 지닌 의례적·벽사적(귀신을 물리침) 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복숭아는 벽사의 의미, 주술적, 의례적 성격을 지니며 ‘서왕모의 반도’ 설화와 관련해 장수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내세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었던 금관가야인들은 다음 생에서 현세에서의 명성과 평안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많은 유물과 함께 순장자를 안치하고 복숭아를 부장해 불로장생을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